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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고전 소설 추천!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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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고전 소설 추천!

소설가 부엉 2018. 7. 19. 06:55

살다 보면 누구든 가치관이 바뀌는 일을 경험하게 된다. 사랑, 혹은 친구와 같은 것에 대해서 말이다. 4년 전 어느 무덥던 여름날 밤, 내게도 그런 일이 벌어졌다. 내 경우는 그게 책이었다. 지금은 시간이라는 채에 걸러져 얼마 남지 않은 기억인데, 그나마 남은 부스러기라도 좋으니 기록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서른이 넘어서 일어난 일이다. 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꽤 많은 양의 소설을 읽었다. 그중에는 어두컴컴한 기억의 웅덩이에 풍덩 빠져버린 책도 있고, 지금껏 남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준 책도 있다. 그러면 이제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지금껏 읽은 소설 중에서도 고전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독자 입장에서는 고전 소설에 대한 간단한 소개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서머싯 몸「달과 6펜스」

소설을 향한 여정의 안내책자 역할을 해주었다. 소설의 쾌감과 어린 시절에나 느꼈을 법한 설렘을 선물해 주었다. 팩트는 자괴감에 빠져 있던 내가 다시 힘을 낼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레프 톨스토이「안나 카레니나」

어떤 작가가 이 책을 읽고 등단했다는 광고 문구에 혹해서 읽게 되었다. 한참 소설을 써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라. 지금 드는 생각이지만, 아마도 그 작가는 이 소설이 아니었더라도 곧 등단할 인물이었을 것이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정신없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 비해 너무 방대한 느낌. 어쨌든 톨스토이의 어마어마한 필력으로 창조된 생생한 인물들 덕분에 재미는 있다. 그런데 정말로 너무 길다. 다시 보게 될까? 일단은 사양하겠습니다.





찰스 디킨스「두 도시 이야기」

지금 생각해보면 플롯이라는 단어와 무척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플롯이 뭔지도 잘 몰랐는데도 아, 이런 소설이 다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귀스타프 플로베르「보바리 부인」

속물인 여자의 비참한 결말. 속물이라서 그런 결말을 맞게 된 건지, 유독 보바리 부인의 팔자가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다. 소설을 읽을 당시에는 그녀가 몹시 비호감이었는데, 나 역시 다를 게 없다는 것을 확인한 지금은 조금이나마 그녀를 옹호하게 되었다. 뻑킹 자본주의의 노예.





어니스트 헤밍웨이「노인과 바다」

소설 공모전 준비 때문에 억지로 서너 번쯤 읽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마다 수시로 펼쳤던 기억. 이 소설을 떠올리면... 졸리다. 하지만 읽을 때마다 매번 새로운 걸 얻게 되는 신기한 책. 잠 안올 때 추천, 꿀잠 보장!





제인 오스틴「오만과 편견」

제목처럼 오만, 그리고 편견이라는 단어 자체의 의미를 여러 번 되새기게 만든 소설. 그전까지 읽었던 소설과는 사뭇 다른 재미를 느꼈다. 생기발랄한 문체 덕분인지, 제인 오스틴은 언제나 소녀처럼 기억될 것 같다. 여고생처럼 좀 수다스럽긴 하지만 그게 바로 사랑스러운 그녀의 스타일 아닐까. 영화도 봤다. 소설이 영화화 되어 재미있던 적이 있던가...





제인 오스틴「노생거 수도원」

작가 고유의 스타일 때문인지 대체로 오만과 편견을 각색한 느낌.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작가의 스타일을 좋아한다면 이 작품도 꿀잼 보장!





조지 오웰「동물농장」

책임감으로 읽었던 기억이다. 작품 자체도 물론 중요하지만 독자의 상황 역시 중요한 것이, 이 책을 읽을 즈음이 억지로 책을 읽기 시작했던 시점이다. 그래서 딱히 재미를 못느꼈다.

정치 풍자 소설이라고 잘 알려져 있다. 언젠가 머리를 비우고서 다시 읽어 봐야겠다.





조지 오웰「1984」

이건 좀 취향에 맞아 재차 읽게 되었는데, 두 번째는 첫 번째만 못했던 기억. 기자 출신, 이라는 꼬리표를 단 작가를 그다지 좋아하지는 않지만 조지 오웰은 좋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롤리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책.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읽다 보니 더 깊은 생각, 사고를 하게 된 것 같다.





헤르만 헤세「데미안」

이 소설 덕분에 며칠 간 심장이 벌렁거렸다. 잘 씌어진 성장류 소설을 읽으면 언제나 가슴 깊이 감정 이입을 하게 된다.





헤르만 헤세「싯다르타」

데미안 이후에 씌었는데, 데미안과는 사뭇 다른 느낌. 문체 또한 다르게 느껴진다. 데미안과 마찬가지로 주인공이 뭔가를 깨닫게 되는 성장류 소설.





F. 스콧 피츠제럴드「위대한 개츠비」

'빗나간 화살이 마침내 명중한 자리' 라는 김영하 작가의 후기가 떠오른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주인공 개츠비가 미국을 상징화한 인물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소설에 그런 걸 담아낼 수 있다는 것도.





니코스 카잔차키스「그리스인 조르바」

닮고 싶은 할배 조르바. 안타깝게도 나는 할배를 동경하지만 필자에 가까운 사람 같다. 그러고 보니 위대한 개츠비도 관찰자 시점으로 쓰인 소설인데 어째 둘이 좀 비슷한 느낌이 든다. 찬양 받아 마땅한 인물 옆의 평범한 인물. 그래도 평범함이 저평가되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알베르 카뮈「페스트」

거대한 재앙 앞에 놓인 인류. 소설을 읽으며 서글픈 배경 탓에 우울했다. 인간의 힘으로 손 쓸 수 없는 재앙에 따른 사람들의 세밀한 심리 묘사가 기억에 남는다. 알베르 카뮈는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다.





쥘 베른「지구 속 여행」

이제는 모험이 싫다. 그래서인지 좀 억지로 읽었던 기억. 하지만 읽다 보니 아예 재미 없지는 않았다. 새록새록 모험에 대한 열망이 싹튼 것도 같다.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호밀밭의 파수꾼」

소년, 소녀에서 청년이 되는 과정인 사춘기에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누구나 흔히 겪을 만한 이야기지만, 주인공의 가정 환경은 좀 칙칙하다. 이 소설 또한 성장류 소설. 순수나 인간성과 같은, 인간 본연의 가치에 관해 깊게 생각해 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고전의 정의가 모호해서 우선은 내 나름 대로 분류해서 끼적여 보았다. 나머지 단편 소설과 현대 소설은 양이 많아서 다른 포스팅으로 따로 뺐다. 여기까지가 내가 읽은, 그리고 단편적인 기억을 되살려 작성한 고전 소설 독서 목록이자 추천 목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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