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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DAY
앞서 본격 흡연 드라마라고 매드맨을 소개했었다. 드라마 초반부를 보고 스타일이 너무 좋아서 충동적으로 했던 포스팅이었다. 초반의 멋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드라마도 종종 있는데, 매드맨은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드라마였다. 취향에 너무 잘 맞아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로. 꿀꿀한 구석은 있지만, 흥미로운 부분이 더 많은 작품이었다. 웬 잘생긴 신사 한 명이 등장해 담배를 피운다. 그리고 냅킨에 메모한다. 냅킨의 메모는 많은 크리에이터들의 로망이 아니던가. 매드맨은 미국의 황금기를 재조명하는 드라마이기도 하지만,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측면도 곳곳에 드러난다. 주인공은 이미 실력을 인정받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제목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매드맨은 한 남자의 광기를 그리고 있다.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년 남성의 양면성..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드는 드라마였다. 동화 같은 사랑. 그리고 지독한 현실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아, 말도 안 돼!" 말하고 싶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구석도 있었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부분이 적절히 섞여 있다. 사회적으로도 이슈가 되고 있는 사내 성희롱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현실의 막막함을 드러낸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윤진아-서준희 강아지 커플! 주인공 간의 캐미도 빼놓을 수 없는데, 엄청난 동안 외모를 자랑하는 사랑스러운 커플이 등장. 이제는 연상 연하 커플이 신기할 것도 없을 정도로 당연한 시대가 되었다. 둘을 보면 왜 그런지 조금은 납득하게 된다. 사람대 사람. 과거 여자와 남자의 성역할에 선이 그어져 있을 때와는 상황이 좀 달라진 것이다. 사람은 나이와는 별개로 처한 환경에..
뭔가 소설 같은 심오함을 담고 있는 미드.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안에 깊이 내재되어 있는 감정을 표현하려고 시도한다. 시즌이 더해갈수록 그런 면이 부각되는 것을 느꼈다. 물론 변호사 미드답게 좀 정신없는 부분도 다수 존재한다. 시즌 5부터였나, 언뜻언뜻 유치함을 느끼며 '슈츠'와 멀어졌다. 원래 나라는 인간이 유치하게 생겨 먹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끊었다가 다시 보니 또 재미있다. 슈츠도 이제 시즌 7을 마쳤으니 중견 미드 반열에 오른 셈. 등장하는 캐릭터도 드라마와 함께 늙어가고, 나도 얼마간 늙었다. 이쯤 되면 재미는 물건너갔다고 해도 의리로 봐야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재미있다. 보통 미드의 시즌이 1년마다 돌아온다고 하면 어느새 7년. 대학 언저리에서 맴돌던 주인공 마이크..
처음에 틀었는데 관객 웃음소리가 들려와서 끌까 말까 고민했다. 시트콤인 것이었다. 그렇게 어영부영 초반 1분을 억지로 넘기고 나서는 더 랜치에 완전히 푹 빠져 버렸다. 애쉬튼 커쳐가 이렇게 찰진 배우였다니! 콜트(애쉬튼)는 어수룩하고 멍청해 보이는 캐릭터가 분명한데 왜 이렇게 매력적인 건지. 더 렌치에는 콜트 말고도 개성 넘치는 캐릭터가 많이 등장한다. 콜트 베넷(막내) 보 베넷(아버지) 제임슨 베넷(첫째) 시트콤 내내 이름이 불리는 일은 거의 없고,수탉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시트콤의 배경은 농장이다. 농장에서 소를 키우는 이야기가 베이스. 하지만 농장 에피소드보다는 일상적인 스토리가 대부분이다. 가령 15년 전 첫사랑과 재회한다거나, 사고로 아이가 생긴다거나 하는 이야기 말이다. 아무리 식상한 스토리도..
화면의 컬러, 오프닝, 말쑥한 슈트를 입은 남자들까지. 넷플릭스가 질리던 차에 좀 유치한 감성을 자극하는 드라마를 하나 찾아냈다. 배경은 1950년대쯤 되는 것 같다. 페도라에 트렌치코트 입은 신사라니. 게다가 주인공은 007 제임스본드처럼 생겼어! 이 드라마가 무엇보다 좋은 건, 담배에 관해 자유롭다는 점이었다. 더 자세히 말하면 담배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자유롭다. 식당에서 피운다. 방에서 피우고, 설거지하면서 피우고, 기차에서, 비행기에서도 피운다. 하물며 임산부도 피운다. 그야말로 담배 프리! 어떤 사람들은 담배 연기 조금에 치를 떤다. 그런데 실제로 담배연기가 그 사람을 해롭게 하는 것보다 '아, 담배 냄새 싫어!' 하는 짜증스러운 마음가짐이 주는 피해가 더 크리라 생각된다. 미드를 보다가 괜..
가해자가 될래? 피해자가 될래? 다른 선택은 없어. 라고 드라마는 말한다.현실에서는 방관자가 되는 방법도 있는데, 드라마에서 주로 다루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다. 피해자는 가해자면서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가해자는 피해자면서 가해자가 되기도 한다. 주인공 해나베이커가 죽고난 다음 시작되는 드라마라서 그녀는 시작부터 피해자다. 그녀의 등장을 위해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야 하기 때문에 둘을 구분짓기 위한 장치가 필요했다. 나는 두 가지 장치를 발견했다.하나, 해나베이커가 죽은 현재가 배경일 때는 화면이 푸르스름한 컬러로 차갑고, 과거는 누런 컬러로 따뜻하게 느껴지는 컬러다.둘, 클레이 젠슨의 이마 상처다. 과거를 회상할 때는 당연히 이마에 상처가 없는 클레이가 등장한다. 현재 클레이는 사고로 이마에 상처를 갖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