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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책

모옌 개구리, 면역체계를 닮은 인간성

소설가 부엉 2018. 12. 6. 04:53

중국에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모옌 작가의 장편 소설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소설가의 글을 보면 역사적 사건과 함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개구리도 그런 소설 중 하나였다.

중국의 인구 억제 정책으로 인해 고통 받은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인데, 중심이 되는 인물은 화자의 고모로 억제 정책의 일선에서 활약한 인물이다. 


좀 지루할뻔 해서 중간에 읽다 그만두려 했으나, 몇 장 읽다 보니 그래도 흥미가 생겼다. 내용보다는 작가의 필력에. 작가의 차분한 문체는 천천히 독자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다. 독특한 방식으로 쓰인 소설인데, 대체로 편지 형식의 구성에 막판에는 극작품이 딸려 있다.






개구리'는 궁극적으로 생명의 고귀함을 말하고 있다. 계획생육'이라 불리는 중국의 인구 억제 정책 시행 과정에서 인권이 바닥에 떨어지는 모습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이런 일이야말로 소설에나 나올 법한 얘기인데, 실제로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니. 여러 나라의 비교적 가까운 역사를 살펴보면 이와 비슷하거나 더 참혹한 광경도 쉽게 목격하게 된다. 적지만 위로가 되는 점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차츰 인간성을 회복해 나간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소설이 많다. 유독 내가 그런 소설을 좋아해서, 혹은 그런 관점으로 글을 읽는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인간이 인간성을 잃는다면 다른 무엇을 얻은들 의미가 있겠는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사람의 아픔이 내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는가 하면, 때로는 가까운 사람의 아픔도 모른척하게 된다. 내게는 요즘이 그런 시기다. 이럴 때 좋은 소설을 읽음으로, 미약하게나마 내 안에 남아 있는 인간성을 확인하게 된다. 위로가 된다.


이 소설을 흥미롭게 읽으려 노력하긴 했지만 피부로 와 닿지는 않았다. 공식적으로 좋은 작품이라고 인정받았는데도 말이다. 개인적인 불안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보다 상황이 나아지면 개구리라는 소설이 좀 더 아프게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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